2021년 11월 4일 방영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3 4회 리뷰입니다. 1993년 침몰한 서해훼리호 사건이 다뤄졌는데요, 생존자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서해 훼리호는 왜 침몰했는지, 대한민국 최악의 오보로 밝혀진 선장 생존설은 왜 생겨난 것인지 방송내용 자세히 살펴볼게요!
서해 훼리호의 침몰
이 날 방송에서 소개된 생존자들의 위치는 옥상, 2층 갑판, 그리고 선실 안이었습니다. 파도가 너무 쎄서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다들 난장판이었다고 해요. 난간을 잡고 싶어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잡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생존자들은 겨우 난간을 꽉 잡고 버티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갑자기 푸드덕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배 하부에 밧줄이 감겨서 배가 바다 한가운데 멈춰버렸습니다. 이렇게 추진력을 잃어버린 데다가 격한 파도가 덮쳐서 한순간에 서해훼리호는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아이스박스, 생명의 박스
옥상 난간에 매달려 있던 부부는 배가 쓰러지면서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그 난간을 놓을 수가 없었다고 해요. 남편이 눈을 떠보니 옆에서 아내도 눈을 꼭 감고 난간을 잡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아내를 잡아당겨 물 위로 올려보내고 본인도 위로 올라왔습니다. 아내는 구사일생으로 펼쳐져 있던 구명 보트에 몸을 실었고, 남편은 물위에 둥둥 떠 있던 아이스박스를 잡고 겨우 몸을 지탱했습니다.
2층 갑판에 있던 현철씨도 파도가 치고나서 "사람이 날아간다!!!"라는 소리를 들은 이후 사방이 조용해져 정신을 차려보니, 주위에 그 많던 사람이 다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모두 파도에 쓸려가 버린거에요. 본인도 물에 빠졌지만 아이스박스가 눈에 띄어 겨우 아이스박스를 잡고 버텼는데, 이날 살아남은 3명이 모두 아이스 박스 덕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1층 선실에 있던 성회씨는 어떻게 살아났을까요? 실내였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어서 문 사이에 끼인 신세가 되었었는데, 갑자기 물이 확 들어오면서 선실로 훅 빨려 들어갔다고 해요. 물은 점점 차오르고.. 사람들은 얼마 안되는 숨쉴 수 있는 곳으로 나오기 위해 서로를 끌어 당기고 지옥이었다고 성회씨는 전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빛이 보여서 무작정 그 곳으로 헤엄을 쳤는데, 그곳은 바로 창문이었습니다. 옆으로 쓰러지면서 창문이 천장이 된 것이었어요. 창문은 물론 닫혀 있었고 머리로 아무리 부딪혀도 깰수는 없었지요.
점점 숨이 차오르는게 편해지더랍니다. 아 이제 죽는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적처럼 몸이 위로 확 솟구쳐서 물 위로 튕겨나왔다고 해요. 알고보니 창이 하나 깨져 있어서 그 압력에 의해 성회씨도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었죠.
성회씨도 아이스박스를 잡고 겨우 버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경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거기 떠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가기 시작했어요. 위에서 말한 부부 중 남편이었던 병길씨가 전하는 에피소드가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요..
본인이 잡고 있던 아이스박스에도 두명이 더 와서 매달렸다고 해요. 서로를 잡고 버티고 있다가 그 두분이 선생님 헤엄 잘 치시냐고 묻더니 씨익 웃으면서 그냥 스르르 손을 놓아버렸다고...
타이타닉의 장면이 떠올랐는데요, 출연진들도 이 부분에서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놓으면서 허연하게 돌아가시더라고.. 허연해지더라고.."
70명의 생명을 살린 의인들
이 악조건 속에서도 70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근처에 있던 종국호의 의인들 때문이었습니다. 종국호는 작은 낚시배인데 10여명 정도가 낚시를 하기 위해 인근에 있었다고 해요. 그때 갑작스레 사고가 났다는 무전이 도착했고, 사고 현장에 가지 않겠다는 낚시꾼들을 설득해서 전원이 모두 구조를 위해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혼자서는 구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선장님은 필사적으로 낚시꾼들을 설득했고 모두들 목숨을 걸고 목숨을 구하러 간 것이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처음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저 멀리에서 구명보트 하나가 떠 있는 것이 보였다고 해요. 근처로 가니 여기 저기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아이스박스를 잡고 버티던 사람들이 목에 피가 날 정도로 크게 외쳤다고 해요. 그래서 구조를 시작했는데 지친 사람들을 끌어올리는 일이 보통이 아니어서 정말 힘들었지만 무려 44명을 구해냈습니다.
작은 배였기 때문에 더 이상은 태울 수 없어서 난감한 상황에 갑자기 구원군처럼 어선들이 줄지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무려 46척! 소름!! 다들 작은 낚싯배 들이었다고 해요. 그분들이 와준 덕에 종국 호는 안심을 하고 위도에 사람들을 내리러 들어갑니다. 그렇게 영웅들이 구한 생존자들은 총 70명. 그리고 아까 그 부부의 남편이었던 병길 씨가 마지막 일흔 번째 생존자였습니다.
마지막 생존자인 병길씨는 아내가 구명보트를 잡는 것까지는 봤는데 그 뒤에 생사를 알 수 없어서 걱정을 하고 있었고, 부두에는 아내가 보이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어떤 여인숙에 여자 하나가 남편이 죽고 본인만 살았다면서 울고 있는 걸 봤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바로 그 사람에게 가서 그 여인숙이 어디냐 하고 가서 봤더니 아내가 거기에 있었다고 해요. 너무나 다행 ㅠㅠ 8쌍이 부부동반 모임을 왔는데, 2쌍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또다른 안타까운 일화로는 일가족 33명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한 경우였는데요, 유가족이 소방공무원이어서 구조작업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를 본인이 먼저 찾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발견을 하지 못했었는데, 11월에 30km나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되어 모든 사망자의 시신이 수습되었습니다.
탑승명단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유족들
93년 당시에는 탑승 명단이 제대로 작성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들이 정말로 탑승을 했는지 몇 명의 인원이 탑승을 했었는지 전혀 파악이 안 돼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직접 찾아야 되는 상황이 되었던 것입니다. 여객선 회사 측에서는 140명이 탔다고 하고 경찰은 200명이 탔다고 하고..
서해훼리호에 탑승 할 수 있는 인원은 207 명이었지만 최종적으로 밝혀진 탑승인원은 무려 362 명이었습니다. 게다가 젓갈을 실은 드럼통이 600통이나 있었다고 해요. 보통 화물칸에 집어넣는데, 바로 실어나르기 편하도록 밧줄도 묶이지 않은 채 1층 갑판에 그대로 있었다고 합니다. 무거운 하중 때문에 서해 훼리호가 그렇게 쉽게 바다에 쓰러지고 침몰해 버린 것입니다.
대한민국 최악의 오보, 선장이 살아있다?
이때 또 들려오는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습니다. 서해훼리호의 선장이 살아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구조를 돕던 다른 배의 선장들이 훼리호 선장이 위도에 내린 것을 봤다는 증언이 있었고, 함께 타고 있던 승무원 7명도 전원 탈출을 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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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듣고 검찰은 검거에 나서고 전국적으로 수배를 내리게 됩니다. 전국에서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제보가 빗발치고, 본인이 선장이라는 전화까지 왔지만 선장은 인터뷰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생존설이 꾸준이 나돌던 선장과 승무원들이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머리가 물에 젖어있었다, 선착장에서 걸어가는 것을 분명히 봤다, 자수하겠다, 말들이 많았던 선장과 기관장, 갑판장은 모두 숨진채 발견되었습니다.
선장의 가족들은 그동안 엄청난 고통속에 살아오고 있었는데, 사실은 사망했다고 하니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을지.. 선장의 아내는 통곡하다 실신하고, 딸은 당신들이 우리 아버지 살려내라며 원망을 했다고 하죠.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오보로 기록된 사건이었습니다.
이런 오보가 어떻게 나왔는고 하니, 위도에 새로 발령받은 공무원이 있는데, 그 공무원이 선장하고 너무 닮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장을 봤다던 제보자의 말은 "금방 여기 경찰관 아저씨가 그러시는 거 들었다"라고 한 것이었고, 이를 캐치한 기자가 팩트 체크도 안하고 기사로 내보냈으며, 다른 언론사들은 그냥 받아쓰기를 하는 바람에 최악의 오보가 생겨나고 만 것이었습니다.
이 선박침몰 사고는 20년마다 반복이 되고 있다고 해요. 이런 참사가 생길 때마다 주의를 한다고 하지만 20년정도가 지나면 또 잊어버리고 다시 참사가 일어나고야 마는 것 같네요. 다시는 우리나라에 이런 끔찍한 참사가 없기를 바랍니다.
여기까지 꼬꼬무 4회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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